[뉴스엔 황혜진 기자]
칠전팔기 연기가 통했다. 배우 정지훈이 악질 변호사 캐릭터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정지훈은 8월 5일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극본 유희경/연출 김근홍)에 이재상 역으로 첫 등장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상황이 펼쳐지며 동일하게 움직이는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가 공존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내세운 드라마인 만큼 현실 세계에서 악질 변호사 이재상으로 살다 의문의 교통사고로 평행 세계에 놓은 정의로운 검사 이재상의 몸에 빨려 들어가는 연기를 해야 하는 정지훈의 어깨가 무거웠던 상황.
SBS ‘돌아와요 아저씨’ 이후 3년 만에 1인 2역에 도전한 정지훈은 비열한 변호사 연기는 물론 한 순간에 상반된 삶을 살게 돼 혼란스러워하는 연기, 악연으로 헤어진 전 연인 라시온(임지연 분)과 부부로 재회하는 코믹한 연기까지 실감 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정지훈은 김근홍 감독과 꾸준히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때론 아쉬운 연기 톤에 대한 꾸중을 들으며 또 다른 모습의 정지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정지훈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호연에 힘 입어 이날 방송된 ‘웰컴2라이프’ 1회, 2회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4.5%, 6.3%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검법남녀 시즌2’ 마지막회 시청률 6.7%, 9.9%에 비해 낮은 수치이지만 동 시간대(오후 9시대) 방송된 드라마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날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5회는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3.341%를 기록했고,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11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4.5%를 기록했다. 오후 10시대 첫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의 경우 2.7%, 3.3%를, SBS 단편드라마 ’17세의 조건’는 2.9%, 2.8%에 그쳤다.
제작진과 배우들이 공들여 만든 작품의 성패를 오로지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의 입장에서 시청률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완벽하게 떨쳐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정지훈의 경우 최근 선보인 작품들이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터라 ‘웰컴2라이프’ 성패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렸다.
2002년 SBS ‘오렌지’로 배우 데뷔한 정지훈은 이듬해 KBS 2TV ‘상두야 학교가자’ 차상두 역으로 공효진과 호흡을 맞췄고, 2004년 KBS 2TV ‘풀하우스’ 이영재 역으로 송혜교와 호흡하며 인기를 모았다. 주어진 캐릭터를 흠잡을 데 없이 소화했다는 호평은 물론 높은 시청률까지 받아내며 히트 메이커로 거듭났다.
그러나 2016년 SBS ‘돌아와요 아저씨’, 지난해 7월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스케치’가 2~3%대 시청률로 고전하며 부진의 늪이 깊어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에서는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에 오른 동양 자전차왕 엄복동 역으로 열연을 펼쳤지만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정지훈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웰컴2라이프’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정지훈은 “시청률, 상업적인 면을 신경 안 쓸 수 없다. 최선을 다했다고, 저 드라마는 작품성이 있다며 박수를 쳐주기도 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 못 했을 때, 시청률이 안 나왔을 때 많이 얻어맞기도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시청률과 별개로 최선의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정지훈은 “그런 걸 감안하더라도 이 작품은 내 인생의 어떠한 또 다른 시도라고 생각한다. 나도 곧 마흔이라는 나이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작품은 내게 도전이다. 이 작품을 잘 끝낸다면 스스로 흡족할 수련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상업적인 면을 안 볼 수 없지만 그건 하늘이 내려주는 것, 시청자 분들이 해결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거기에 다다르기 위해 한 신 한 신 매회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어렸을 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돌이켜보면 큰 축복이었구나 생각이 든다. 지금도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감독님과 주변 배우들, 선배님들과 함께하고 있다. 과연 이렇게 좋은 분들과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한다. 현장에서 정말 즐겁게 하려고 한다. 그것이 방송에 보였으면 좋겠다. 물론 1부에 만족 못할 수도 있고 4부까지 봐도 만족 못할 수도 있지만 성실함과 진정성은 보일 거라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동 시간대 1위로 출발한 정지훈의 ‘웰컴2라이프’가 시청자들의 호평에 힘 입어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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